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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미나
프로젝터 팬은 방 안에서 마지막으로 제 할 일을 하던 물건이었다.
아홉 시의 젖은 잉크
평일 밤 아홉 시, 대학원 건물의 마지막 세미나는 대학원 세미나답게 서서히, 그러다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접이식 의자들은 첫 시간부터 출구 쪽으로 기울던 사람들의 흔적처럼 비뚤어져 있었다. 화이트보드는 아직 마르지 않은 잉크로 가득한 벽이었다. 공급 곡선과 인용 표시, 허공을 가리키는 화살표 하나는 누군가 8시 40분쯤 듣기를 멈췄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나는 좋은 필기의 글씨를 알고 있었다. 둥글고 확신에 차 있으며, o의 안쪽을 빠짐없이 닫는 글씨. 반지를 낀 손이 그린 원. 해윤은 글씨처럼 강의했다. 군더더기 획이 없었다.
비어 있는 방은 솔직한 구조를 보여주었다. 의자 서른 개, 죽은 라디에이터 하나, 여기서 한 말은 대단히 중요하고 금요일이면 잊힐 거라는 공동의 믿음. 그 희미한 시간대가 바로 마지막 세미나의 전부다. 건물이 건물이기를 멈추고 선택이 되는 몇 분.
케이블 당번
HDMI 케이블은 앞 테이블에 잘못 감긴 채 놓여 있었다. 감는 것은 내 일이었다. 의자, 케이블, 아무도 자원하지 않는 화이트보드 지우기. 모든 수업 뒤에 남는 작은 잔상. 조교 업무.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만, 멈추는 순간 모두가 보는 일이 된다.
해윤, 스물일곱, 강사, 기혼. 반지는 그런 일들이 그렇듯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모두가 그 주변에 맞춰 움직이는 사실. 남편은 어딘가 더 따뜻한 곳의 학회에 가 있었다. 그녀는 오늘 밤 그 말을 두 번, 가볍게 꺼냈다가 바로 주워 담았다.
그녀는 마커를 내려놓았다. 사무실 열쇠를 집어 들었다.
한 문장에 깃든 두 문법
열쇠는 반지를 낀 손가락에 걸려 비뚤어진 의자 너머로 내밀어졌다. 작은 황동색 질문 같았다.
“불을 꺼줘.”
그 문장에는 두 가지 문법이 매달려 있었다. 교실 불은 아직 켜져 있었다. 좌석 위 형광등들이 줄지어 빛났고, 문 위 하나는 깜빡였다. 그 불을 끄면 열 시 전에 집에 갈 수 있다. 사무실은 한 층 위, 봄부터 고장 난 동작 감지기가 있는 복도 끝이다. 한 번 꺼진 불은 아주 그럴듯하게 계속 꺼져 있을 곳.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오늘 밤은 한 단계 더 번거로운 취소 수업일 뿐이었다.
프로젝터 팬이 딸깍이고 느려지더니 멈췄다. 방의 유일한 의견이 그렇게 전달되었다.
그녀가 서류철을 모으자 실크 블라우스가 형광등의 눈부심을 받아 품었다. 빛이 천에 스며들어 떠날지 말지 망설이는 듯 잠시 빛났다. 그녀는 문을 열고 돌아보았다.
“문만 잠가줘.” 그녀가 말했다. “AV 케이블은 아침까지 둬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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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을 잠갔다. 이건 기록해두고 싶다. 나는 맡은 유일한 일을 했다. 다만 뒤로 걸으며 그녀가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날씨가 몰려오는 것을 바라보듯.
세미나실 위 복도는 아홉 시가 지나면 다른 나라가 된다. 고요한 색의 카펫, 황동 명패에 존칭이 새겨진 문, 밤새 어딘가에서 흐르는 식수대. 그 안에서 그녀의 구두 소리만이 시계였다.
엘리베이터에서 그녀가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오히려 옆으로 물러섰다. 우리 없이 사무실 층까지 올라가는 빈 차를 보냈다. 끝내지 않기로 한 생각처럼.
“계단으로 가요.” 그녀는 말했다. 운동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녀의 사무실에서는 종이와 식은 커피 냄새, 그리고 몇 시간 전 걸음을 멈춘 비의 희미한 냄새가 났다. 그녀는 메인 스위치에 손대지 않았다. 책상 램프는 램프가 하는 일을 했다. 작은 방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방을 만들고, 그 너머의 모든 것을 이론으로 바꾸었다. 캠퍼스, 학회, 한 주, 반지가 평소 머물던 자리.
그녀는 사무실 열쇠를 책상 매트 위에 놓았다. 그리고 서두르지 않고 열쇠를 건 얇은 목걸이의 걸쇠를 풀었다. 반지가 열쇠와 나란히 놓였다. 아주 긴 문장 끝의 구두점 같은 두 개의 작은 황동 조각.
“정말 불을 꺼야 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 말 아래에는 앞줄에서는 그 거리 때문에 볼 수 없었던 미소가 있었다.
나는 그녀 너머로 램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소매가 그녀의 손목에 닿았고, 케이블 정리로는 정당화할 수 없는 한 박자 동안 머물렀다.
그 뒤의 모든 것은 나보다 기록을 잘하는 어둠의 몫이다. 문이 잠겼다는 것, 램프가 딸깍였다는 것, 어느 순간 창밖의 도시가 희미한 주황빛으로 올라와 그녀의 어깨 윤곽을 그렸다는 것은 안다. 그때쯤 밤의 마지막 세미나는 끝나 있었다.
아침이면 앞 테이블에 가지런히 감긴 케이블이 있고, 의자는 반듯하게 늘어서며, 화이트보드는 깨끗이 지워질 것이다. 건물은 모든 일을 일상으로 분류할 것이다. 바뀐 강의계획서를 알고 있는 것은 책상 램프와 어둠뿐이다. 둘 다 성적을 매기지는 않는다.

After the Last Seminar
The last seminar is over. A married lecturer sets down the lab key and turns. “Come turn the light off.” Take the elevator and the night is just an empty clas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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