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

훈연기는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못했고, 내려놓은 뒤에도 멈추지 않는다. 계단에서 식으며 어둠의 마지막 숨을 똑똑 내쉰다. 올라오는 내내 냄새가 따라왔다. 삼베와 말린 허브가 장갑과 소매, 깨끗한 밤공기가 닿아야 할 목구멍 안쪽까지 스며들었다.

나는 계절 노동자다. 밧줄을 타고 오르는 사람처럼 그 말을 계속 되뇐다. 계절 노동자는 벌통 틀을 나른다. 낮이 남긴 것을 거르고 계곡의 커피가 식기 전에 산을 내려간다. 계절 노동자는 불이 켜진 창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차리지 않는다.

하지만 창에는 불이 켜져 있다. 둘 다 호박색이다. 꿀 자체의 색이 어두운 풀밭 위에 놓여, 집이 나 대신 무언가를 따뜻하게 품고 있는 듯하다.

벌통은 창고 아래 줄지어 서 있고, 창백한 상자들이 서로 어깨를 맞댄다. 낮에는 이 산허리의 웅웅거림이 계곡 길에서도 들려 방문객들은 기계 소리로 착각한다. 오늘 밤은 아무 소리도 없다. 벌들은 집에 있다. 여기서 아직 깨어 있는 누군가는 스스로 깨어 있기로 한 것이다.

나는 걸쇠를 올린다.

밀랍과 프로폴리스가 먼저 덮친다. 늘 그렇듯 송진과 단맛, 그리고 오래된 무언가가 섞여 있다. 반은 예배당 같고 반은 상처 같다. 그 아래 방 안의 긴 하루 동안 따뜻해진 꿀, 그녀에게서 난 꿀 냄새가 있다. 원심분리기는 등불 속에서 여전히 돌며 느려지고, 마지막 벌집 틀에서 마지막 꿀을 토해낸다. 문 옆 고리에 걸린 그녀의 망은 잠든 것처럼 접혀 있다.

다경은 내게 등을 보이고 있다.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은 리넨 셔츠, 모두에게 결국 찾아오는 것처럼 꿀이 찾아와 반짝이는 손목. 그녀는 이 산의 양봉가다. 산이 그 밖의 모든 것을 양봉하는 것처럼, 묵묵히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녀의 남편은 다음 산에서 자기 양봉장을 운영한다. 연기처럼 영원히, 내 뜻과 상관없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꿀처럼 달라붙는다. 나는 봐서는 안 될 만큼 오래 그것을 본다. 그리고 그것 역시, 봐서는 안 될 만큼 오래 바라본다.

"늦었네." 그녀가 돌아보지 않고 말한다.

"틀을 아직 걸러야 해요."

"기다릴 수 있어." 그녀는 스위치 위에 손을 납작하게 얹어 원심분리기를 끈다. 드럼이 감속하고, 그 뒤에 남은 침묵은 거대하다. 그리고 그녀는 밤이 줄곧 향하던 말을 꺼낸다.

훈연기를 꺼.

"이미 꺼졌어요."

"그래도 꺼." 이제 그녀가 돌아선다. 망이 눌렀던 자리에서 머리카락이 풀리고, 한 손가락 마디에는 잘못된 손에 낀 두 번째 반지처럼 프로폴리스가 희게 남아 있다. 그녀의 눈이 계산한다. 나, 시간, 이 방에 있는 두 개의 문. "여기서는 불씨가 생각보다 오래 살아. 밤새 타오르다 바람 탓을 하지."

여과실 문은 내가 들어온 문이다. 그 뒤의 밤은 약속받은 그대로다. 거르는 천, 차가운 양동이, 남은 벌집, 교대 근무가 끝나는 방식으로 끝나는 평범한 일. 정직한 문 하나.

다른 문은 채밀실이다.

내가 옮겨 넣는 걸 도왔으니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안다. 따뜻한 어둠, 드럼, 아무리 씻어도 며칠씩 피부에 남는 냄새. 오늘 밤 채밀실에 남으면 근무는 더 이상 근무가 아니다. 산은 그녀의 것이기를 멈추고 몇 시간 동안 우리의 것이 된다. 얇은 금빛 반지는 이곳의 모든 것처럼 우리 둘에게 달라붙는다. 달콤하게. 영원히.

그녀는 내 눈을 붙잡고 선택에서 나를 구해주지 않는다. 다경은 그런 사람이다. 원심분리기를 내려놓지 않지만 나 대신 결정하지도 않는다. 연기가 하는 일처럼 침묵이 모든 것을 가라앉히게 둔다. 결국 남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뿐이다.

그녀의 손목은 여전히 빛난다. 드럼은 멈췄다. 벌집 속 꿀은 우리 둘보다 참을성이 많다.

내 손에서는 아직 삼베와 세이지 냄새가 난다. 어느 문 쪽으로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 장면을 이어서 Honey →


어느 문으로 가든 계곡은 늘 듣던 평범한 웅웅거림밖에 듣지 못한다. 훈연기와 문과 침묵이 모두 필요했던 이유가 그것이다.

여과실을 택하면 밤은 대부분의 밤처럼 정직하게 끝난다. 아침까지 맑게 걸러진 꿀, 계단의 차갑고 달콤한 차, 트럭 앞의 고개 인사, 얌전히 행동하는 한 계절. 내 일부는 평생 그 문을 공손히 들고 살 것이다. 손도 보지 않은 가시를 지니듯이.

남으면, 나도 남으면, 이렇게 냄새 나는 방에서는 아무것도 노골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중 하나가 "가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문장이 아니라 허공에 던진 동전이다. 원하는 마음은 서로의 것이고 선택된 것이다. 어른들이 하듯 문턱에서 한 번 분명히 말하고, 손과 침묵으로 대답한다. 그 뒤 어둠이 문법을 맡는다. 페이지에 닿는 것은 손목의 끈적임, 숨, 호박색에서 금빛으로, 다시 아무것도 아닌 색으로 변하는 감각뿐이다. 암전. 아침에는 문손잡이에 묻은 꿀.

이것은 내 더 나은 판단이 사라진 자리에서 1인칭으로 들려주는 만남 이야기, 허니다. 방처럼 두 갈래로 나뉜다. 한 문은 일이고 다른 문은 불륜이다. 그리고 창이 적절한 순간 어두워지도록 내버려둘 만큼 솔직하다.

남는 가지에서 불륜은 줄거리가 아니라 날씨다. 도착한 고도에서 빛을 바꾸고, 당신을 바꾼 채 지나가는 것. 악당은 없다. 다음 산의 남편은 자기 훈연기와 호박색 창을 가진 괜찮은 사람이다. 이야기는 그것이 변명이 아니라 가장 무거운 사실이 되도록 내버려둘 만큼 어른스럽다.

밤은 끝나지 않는다. 좋은 밤이 가는 곳으로 갈 뿐이다. 다시 그 안에 서고 싶다면, 따뜻한 드럼과 양봉장의 호박색 창은 여전히 산 위에서 따뜻함을 지키고 있다.